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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시작은 그랬다. 그렇게나 어려웠다. 당신처럼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몹시 가난했다.
나는 '돈 공부'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부동산 경매를 알게 되었다.
경매를 시작할 당시, 내 수중에는 80만 원이 전부였다.
내가 입찰하지 않는데도 입찰하는 지인들이 있으면 달려갔던 일은 간접 경험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도 나의 동행을 많이 좋아해 주었고 간접경험이 쌓이고 아는 부분들이 많아지자 적절한 낙찰가를 잘 맞춘다는 평기 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기저기 사람들이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낙찰 후 할 일
1. 경매계에서 이해관계인 서류 열람 및 연락처 메모
2. 물건지 방문 후 메모 남기기
3. 연락이 오면 집 안을 봐도 되는지 남아 있는 짐이 있는지 확인
4. 버리는 짐이면 임의로 처분하면 되는지 언제 가지고 갈 건지 확인
대지권 미등기
분양 완료 시 한꺼번에 등기하려고 안 된 경우도 있고 연락을 받지 못하거나 분양대금을 다 납부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대지권 미등기의 경우에도 감정가에는 대지권 가격이 포함되어 함께 매각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납된 분양대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대출이 안 될 수도 있다.
공용관리비
공용관리비의 최종 3년분 만 인수
아파트나 상가건물의 관리소에서 체납된 관리비 모두를 정산해야 입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 입주가 급하다면 관리비 전액을 지불한 후 내용증명을 보낸다.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는 관리비에 대한 판례를 기재한 후 내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 대해 반환해 주지 않으면 반환 청구 소송을 할 것이며 소송으로 소요되는 비용과 이자 등을 함께 청구하겠다고 하면 반환해 주는 편이다.
상가 건물이 유찰이 많이 된 경우 숨은 복병은 상가건물관리비다.
천만 원대로 유찰되지만 밀린 관리비가 억대인 곳도 있다. 건물주는 대출을 받아 오피스텔을 지었지만 임대가 나가지 않아 일부러 임차인이 있는 것처럼 꾸며서 건물을 경매로 넘기는 경우도 있다.
경락잔금대출
건물만 경매로 나왔을 경우 대출이 나오지 않는 데다 토지 소유자에 의해 건물이 철거될 수 있으므로 초보자는 입찰하면 안 된다.
반지하는 50%밖에 나오지 않지만 지하 같지 않은 지하이고 건물 상태와 임대가 잘 나간다면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낙찰 금액이 낮으면 방 빼기 후 남는 것이 없어서 대출이 안된다.
유치권은 협상의 싸움이다.
'도대체 이 물건은 무슨 문제가 있기에 이렇게 많은 오피스텔이 유찰이 되고 있는 거지?"
안산 한대앞역에 있는 한 동 건물의 오피스텔들이 대부분 경매로 나왔는데 400개가 넘어갈 정도였다.
면적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위치가 괜찮았다.
물건을 직접 조사해 보려고 운전을 해서 갔다.
'유치권에 기하여 방해배제 가처분. 무단으로 출입 시 형사고소 및 처벌을 받을 수 있음'
경매 초보자 시절에는 이런 문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섭도 두려웠지만 별의별 건물을 많이 보았던지라 어느덧 덤덤해졌다.
유치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무실이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서로 자기네가 진짜라고 우기고 있었다.
이 물건도 협상을 접근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처음 제시한 금액이 2000만 원이기 때문에 잘하면 그 금액 이하로 협상이 가능할 수도 있고, 2000만 원이라는 돈을 모두 지불한다 해도 유찰 가격대에서 낙찰을 받으면 4000만 원 정도에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셈이 된다.
사실 이 오피스텔 경매는 주변에서 정말 많이 말렸던 물건이었다.
처음에는 낙찰받은 사람들이 협상하는 데 많이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워낙 많은 호수의 경매가 오래 진행되다 보니 유치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었다.
결국 적은 금액으로 협상이 이루어졌고 일찍 오피스텔을 인도받을 수 있어서 다른 낙찰자들에 비해 임대도 빨리 놓을 수 있었다.
잘했어, 수진아.
나는 힘들게 일한 나를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실장님이 사다 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모든 일을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기까지 나는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야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