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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리딩으로 리드하라

     

     

    학교 교육의 한계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의 교육과정은

    리더의 두뇌를 가진 사람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문고전 중심의 사립학교교육과정이 아닌

    공장의 부품 같은 두뇌를 가진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립학교 교육과정이다.

     

    우리는 약 1600년 동안 일본에 인문고전을 전달하고 가르쳤다.

    그 전통은 1868년에 깨졌다.

    메이지유신 이후 우리는 일본에 인문고전을 전달받고 가르침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 ​

     

     

    시카고대학

    시카고대학을 노벨상 왕국이라 한다.

    시카고대학이 노벨상 왕국이 된 데는 항존주의 교육철학의 시조인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공적이 컸다.

     

    1890년에 창설된 후 별 볼 일 없는 대학으로 1929년까지 유지되어 오던 시카고대학은

    로버트 허친스 박사가 총장이 되면서 교양 교육의 일환으로 고전 100권을 각 분야에서 읽도록 했다.

    그러한 교양 교육의 성과로 시카고대 동문교수 중에서 엄청나게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게 된 것이다. ​

     

     

    공부의 기적

    우리 반이 만들어냈던 공부 기적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철학 고전 독서였다.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을 가르쳤던 날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아이들은 삼각형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다.

    더 나아가서 삼각형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지?

    그는 왜 하필 삼각형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삼각형의 넓이를 왜 구해야 하는지?

    삼각형의 넓이 구하는 공식이 5학년 교과서에 실린 이유는 무엇인지? 등도 알고 싶어 했다.

     

    심지어는 삼각형과 삼각형 넓이 구하는 공식이

    인간의 실생활은 물론이고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를 궁금해하는 아이도 있었다.

     

    부끄럽게도 난 대답할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나의 부족함을 솔직히 시인하고 아이들을 학교 도서관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고는 도서관의 책들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축적한다 한들 백과사전은 될 수 있을지언정 천재는 될 수 없다.

    지혜는 천재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둘은 서로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

     

     

    인문고전 독서의 목적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목적을 대학 입학에 두지 마라.

    그것은 논술원에서나 할 일이다.

    독서의 목적을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두기 바란다.

    그것은 아이의 두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지다.

     

    인간은 본래 천재로 태어난다는 것이 교육학의 정설이다.

    천재에게 교육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천재가 아닌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위대한 천재들이 필생의 힘을 기울여 집필한 위대한 고전의 세계에 빠지게 하라.

    자신의 의견을 갖는 것이 모든 독서의 목적이다.

     

    나는 통독 정독 필사를 제대로 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갖게 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나는 인문고전연구가가 아닌 사람과 인문고전 독서토론을 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끼리만 하는 토론은 두 손 들어 말리고 싶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본질은 두뇌의 혁명적 변화다.

     

    칼비테는 자녀에게 "책을 읽어라"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엄밀하게 선정한 인문고전이 가득 꽂힌 책장을 선물했다.

    이로 인해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은 사랑의 선물이며,

    책을 읽는 행위는 멋진 선물 꾸러미를 푸는 것처럼 신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부모의 강압적인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통해서도 천재가 만들어질 수 있음은 역사가 증명했다.

    하지만 그런 천재들은 대개 정신질환자의 길로 가게 된다는 것 역시 역사가 증명했다.

     

    감히 말하고 싶다.

    불행한 천재를 만드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하지 않는 게 옳다고!

    인문고전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문고전이 천재의 두뇌 그 자체이고,

    인문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천재와 대화하는 행위 임을 마음으로 깨닫는 일이다. ​ ​

     

     

    오해

    나는 많은 사람이 인문고전의 저자들 특히 철학자들을 엉뚱하게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례로 우람한 근육을 가진 마당쇠가

    방에 들어앉아 글만 읽는 병약한 선비를 보면서 고개를 흔드는 장면을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몇 년 뒤 마당쇠는 장원 급제 한 선비가 지나갈 때마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절은 평생 계속된다.

    실제로 조선왕조 500년 동안 책을 읽지 않는 마당쇠가 책을 읽는 선비를 지배한 적이 단 하루라도 있었던가?

     

    초서란 인문고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뽑아서 옮겨 적은 뒤,

    이를 주제별로 분류 편집해서 책으로 만든 것인데 조선의 천재들이 취한 기본적인 인문고전 독서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