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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투자자

    돈이 많은 사람은 투자할 수 있다.

    돈이 조금 밖에 없는 사람은 투자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돈이 전혀 없는 사람은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

     

    정직하게 말하라면 난 여러분에게 장기투자를 권하고 싶다.

    장기투자는 모든 주식거래 중 최고의 결과를 낳는 방법이다.

     

    내 경험은 크나큰 손실을 겪으면서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투자자들 가운데 일생에 적어도 두 번 이상 파산하지 않은 사람은 투자자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주식에서 수익을 얻으면 사람들은 자기 생각이 적중했다고만 생각하고 들뜨게 된다.

    거기서 무엇인가를 배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심각한 손실을 겪고 나서야 사건의 밑바닥으로 들어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해 보게 되는 것이다. ​

     

     

    무가치성채권

    무가치성채권은 확실한 채무자의 채권이 아니라 아직도 지불되지 않았고 이미 지불 대상에서 제외된 증권을 말한다.

    내가 언제나 자랑스럽게 말하는 채권 투자가 바로 이 종목이다.

     

    나는 소위 무가치성 채권을 취급하는 유명한 거래인에게 1822-1910년 사이 발행된 차르 시대 채권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레닌의 소비에트 정부가 1917년 차르 시대의 빚을 갚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명목가치의 0.25% 내지 1% 정도로 값이 떨어졌다.

     

    또 한 번의 대박은 내가 전쟁 이후 사들인 독일의영채권이 가져다주었다. ​ ​

     

     

    증권거래소

    현대적 의미의 증권거래소는 식민주의가 지배했던 17세기 암스테르담에서 생겨났다.

    투자대상은 인도 회사의 주식이었다.

     

    1602년 설립된 이 인도 회사는 조직적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식민지 회사였다.

    기업주는 네덜란드 자본가들로 그들은 해상무역을 제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688년 배들이 심한 파손을 입고 몇 척만이 네덜란드로 도착하면서 투자 열기가 식었고 역사상 최초의 주가 폭락을 경험했다.

    1950년 캐나다 우라늄광 산도 동일한 운명을 겪었다. ​

     

     

    증권시장 ​

    한 남자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보통 개들이 그렇듯 주인보다 앞서 달려가다가 주인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려가다가 자기가 주인보다 많이 달려온 것을 보곤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이고 개는 증권시장이다. ​

     

    주식시장은 아름다운 여자나 날씨처럼 변덕스럽다.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지에 대해 어떤 논리적 설명도 찾으려고 하지 말라는 말이다.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뿐이다.

    이것이 증권시장을 지배하는 유일한 논리라고 봐야 한다. ​ ​

     

     

    전쟁과 평화 그리고 장기적인 경제발전

    수십 년 동안 금본위제도는 돈의 수급을 어렵게 했다.

    만약 금본위제도가 없었다면 히틀러, 제3제국,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유대인 학살 같은 것은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경제 위기가 완화되는 시점에 히틀러가 이끄는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바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금본위제도는 없어졌다.

     

    이 제도의 옹호자들은 통화의 질은 중앙은행 금고에 쌓아두고 있는 금 보유고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폐의 강약을 결정하는 것은 우선 한 국가의 경제력이며 그다음으로는 국가 재정의 경영이다.

     

    오늘날의 경제제도에는 금본위제도가 아니라 금융시장의 지휘자 즉 훌륭한 중앙은행이 필요하다.

    앨런 그린스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으로 아주 훌륭한 지휘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독일연방은행은 유럽은행에 흡수되기 전까지 디플레이션 통화정책을 실행했는데, 나는 이것이 독일통일 이후 제2의 경제 기적을 막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안정이 목적 그 자체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목표는 오직 평화와 안락한 삶이다.

     

    헬무트 슈미트는 5퍼센트 실업보다는 차라리 5% 인플레가 낫다고 말한 것처럼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절대적 안정이란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화폐 안정화는 사실상 디플레이션을 강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부양에는 걸림돌이다.

     

    미국이 지금까지처럼 세계 경기의 기관차 역할을 할 수 있을 때만 불황을 막을 수 있다. ​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이 통제를 벗어나면 바로 위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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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가치가 너무 떨어져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되면 화폐가치 하락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금, 골동품 등에 관심을 돌리게 되고, 자본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 투자할 돈이 없어지고 대량 실업과 경제 위기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인플레이션의 결과 환율이 약해지면 중앙은행은 타국 화폐로 자국 화폐를 사는 방법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저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외화보유고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자국 통화에의 투자매력을 만들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

     

     

    심리

    자금이 유동적이든 비유동적이든 증시가 돈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것은 사람들의 심리에 달려 있다.

    이제 분석은 원칙적으로 심리분석이어야 하며, 또한 개인이 아닌 집단의 심리분석이어야 한다.

     

    증권시장은 대중 심리 바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개인과 집단의 깊은 심리적 동기나 일정한 상황에서의 반응은 정말 예측할 수 없지만, 개개인의 결정의 합이 얼마나 강렬할 것인지 와 대략의 시기 정도는 경험 많은 주식투자자라면 어느 정도 예감할 수 있다. ​

     

    나는 주식투자자를 부화뇌동파와 소신파로 분류한다.

    1987년 당시 너무 많은 주식이 부하뇌동파 투자자의 손에 들어가 있다고 판단하고, 어느 강연에서 과잉 열기에 경고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 청년이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다.

     

    "코스톨라니 선생님! 제가 알기에는 현재 90%의 주식을 펀드매니저와 기관투자가들이 거래하고 있는데, 그럼 그들이 부화뇌동파 투자자라고 볼 수 있습니까?"

     

    "물론이오! 그들은 부화뇌동파 투자자요.

    그들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도 아니면서 대중의 뒤를 쫓아다니며 마치 대중처럼 행동하오.

    그들은 생각도 없고 인내도 없다오." ​

     

     

    절대 빚내서 주식투자하지 말 것

    1950년대 뉴욕 증시는 상승 국면을 타고 있었고, 나는 더 많은 수익을 얻고자 나의 한계를 넘어 신용으로 추가 매수를 했다.

     

    그런데 1955년 아이젠 하워에게 심장마비가 오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나는 증거금을 더 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고,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어 가지고 있던 주식을 손해를 보고 팔아야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 아이젠 하워가 건강을 회복하자 시세가 회복되어, 내가 가지고 있던 주식은 10배가 올랐으나, 이미 버스는 떠나간 뒤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절대 빚내서 주식 투자하지 말 것.' ​

     

     

    튤립 투기

    튤립은 17세기 네덜란드 경제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터키에 파견된 독일 황제 대사였던 한 귀족은 터키인들이 투르반이라고 부르는 꽃을 실컷 보기 위해 귀국할 때 가져왔고, 몇 년이 흘러 네덜란드 사람들은 그 꽃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그러나 1637년 튤립은 더 이상 꽃이 아니라 투자대상일 뿐이었다.

    시장에는 계속해서 신품종이 나왔고 무가치한 것이 계속 인플레이션이 되어 비싸졌던 것이다.

    이것은 항상 폭락의 전조였다. ​

     

     

    페따꼼쁠리(기정사실)

    1990년 걸프전 당시 유가는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자 주가는 미국의 승리에 힘입어 최고로 올랐고 유가는 떨어졌다.

     

    나는 전쟁은 세계의 종말이며 전쟁이 일어나면 돈이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쟁이 발발하면 증권거래소는 무너지고 정부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므로, 은행예금을 못 찾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거래를 풀고 돈을 찾아서 미국으로 송금했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 당시 증권거래소는 문을 닫지 않았고 선물거래 역시 계속되었으며 모라토리엄도 없었고 외환 통제 역시 없었다.

     

    모든 상황이 내가 예상한 것과 반대였지만 주식을 샀던 사람들 그리 고약세장 투자를 해지한 나는 큰 행운을 맛보았다.

    내 친구 페크리 역시 처음에는 행운의 수혜자였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그의 예언이 어긋나기는 했지만, 그는 강세장 거래로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증권거래소로 뛰어와 나치가 곧 파리를 점령하고 전쟁이 끝나면 시세가 급등할 거라고 하면서 어떤 종목을 선택할지 물었다.

     

    나는 그가 어떤 종목을 선택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실수가 기념비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가 예견한 대로 라발은 나치에 의해 점령된 프랑스의 국무총리가 되었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았고 증권거래소는 문을 닫았다.

     

    페크리의 결정적인 실수는 자신의 운명을 나치와 연결시켰다는 데에 있다. ​

     

     

    차트

    차트를 읽는 사람은 어떤 경우든 차트 이론에 엄격하게 충실해야지 거기에 정치적, 경제적, 사적인 생각을 끼워 넣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시세란 중요한 요소들의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

    이중 상승, 이중 하락 이론에서 이중 상승은 마지막 최고 시세가 다음 시세에 의해 초과되는 것이다.

     

    이 현상이 몇 번 반복되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러나 차트가 몇 번 M을 보여주면 이것은 천장 즉 최고에 달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는 의미이다.

     

    하강 시세의 경우 주가가 이전 최저점을 넘어서 떨어지면 이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신호이다.

    반면 W의 형태가 반복되면 이는 주가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바닥까지 온 것을 의미한다.

     

    이중 상승 이중 하락 이론과 MW 이론은 오래된 차트 법칙이며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문제는 차트 신봉자들이 차트를 보조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이다.